“상인들의 온기로 코로나19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요”

여수 교동시장 부부농산물 임대진 대표

김정균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1/11/10 [07:47]

“상인들의 온기로 코로나19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요”

여수 교동시장 부부농산물 임대진 대표

김정균 대표기자 | 입력 : 2021/11/10 [07:47]

여수시 교동시장 부부농산물 임대진 대표와 아내 김경아 씨   © 전남뉴스피플

 

“힘들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주변 동료 상인들이 하루아침 가게 문을 닫을 때 그 심정 무얼로 말할 수 있을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렵고 팍팍한 현실이지만 동고동락하는 상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겨울의 문턱 입동이 지난 9일 아침. 수은주가 뚝 떨어지고, 어스름한 한기가 몸속을 파고드는 날씨지만 여수 교동시장 부부농산 임대진 대표 내외는 여느 때처럼 분주하다.

 

새벽녘 산지에서 가져온 농산물을 정리하고, 거래처에 납품할 물건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교동시장에서 부지런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임 대표 내외는 고된 노동에도 웃음과 생기를 잃지 않았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일손을 잠시 뒤로하고 그가 걸어왔던 녹록지 않은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끼가 남달랐다. 18살 고교 시절 무명 가수를 시작으로 사회에 겁 없이 뛰어들었다. 인생은 혹독했다.

 

포장마차, 갈빗집, 횟집, 중고차 매매 등등 소위 돈 되는 일이라면 안 해본 일이 없다는 그는 10여 년 전 무일푼으로 하다시피 부부농산을 차렸다.

 

아내의 암 수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삶을 막막하게 했고, 한때 공명심에 생업도 포기한 채 주민들을 대표해 이주대책위원장도 맡았지만 날이 갈수록 밀려오는 생활고는 피해 갈 도리가 없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기 전 구 여수역 지역 이주대책 위원장을 맡아 당시 판잣집에 살던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도심으로 옮겨주는 의미 있는 일을 했으나, 정작 본인은 보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향을 등져야 했다.

 

7년의 세월 동안 관공서와 싸우면서 부부는 가정불화 끝에 파혼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 흘린 부부는 모든 걸 내려놓고 교동시장 한 켠에 허름한 야채가게를 차렸다. 막다른 골목에서의 절박한 선택이었다.

 

가족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도매상은 특유의성실함 덕택에 10여 년 만에 어엿한 중소기업으로까지 번창했다.

 

잔꾀 부리지 않았고, 성실하고, 싹싹한 성격 덕분에 부부의 야채가게는 입소문이 퍼져 나갔다.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데 누구보다 먼저 나섰다. 지금도 소외계층을 돕는 일이라면 솔선수범하고 있다.

 

부부의 야채가게가 번창하게 된 이유도 다 지금껏 쌓아온 공덕 때문이 아닐까. 교동시장에 터 잡는지 어언 10년.

 

임대진 대표는 부부농산물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이웃이나 저소득층에 매월 기부를 하고 있다. ©전남뉴스피플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기를 살고 있다는 임 대표는 “장모님이 ‘이제는 남 돕는것도좋지만 우선 가족들을 먼저 챙겨야 할 것 아닌가’ 하시면서 시장에서 장사라도해보라고 주신 종잣돈 300만 원이 큰 밑천이 됐다”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온 이는 잊지 못한다. 늘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산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농산물의 신선도, 정직한 가격, 납기 준수 이 원칙을 잊지 않는다. 신뢰가 쌓이고 쌓여 납품실적도 크게 늘었고,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등지 수출을 위해 공장 신설도 준비하고 있다. 꿈이 점차 현실이 돼가고 있다.

 

임 대표는 “시장 내에 도매업체가 많다 보니 상인회에서 관리할 수 있는 공용 전기 지게차와 물건을 저장할 수 있는 공공 창고 등이 필요하고 현재 여수시에서 건설하는 주차장 앞에 소비자들이 교동시장으로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인도교를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수국가산단에 소비되는 농수산물 및 각종 부식들을 지역업체가 납품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상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위드코로나 시대, 우리 전통시장 상인들이 함박웃음 지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소망을 남겼다.

 

다음은 부지런히 사는 이 부부에 오영주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다.

 

한창나이에 부부는 돈 벌러 시장으로 나왔다. 햇볕에 덜 그을린 그녀의 얼굴 수줍음이 여름으로 입문 한다.

 

허리는 하늘하늘 코스모스 닮은 듯 가냘퍼 보여도 내공에서 솟아나는 힘 20kg 양파 한 망 넉근이 들어 올린다.

 

다부지게 생긴 남자의 얼굴 동분서주 엉덩이 부칠 시간도 없이 좋아하는 담배 한 대 꼰아물 시간이 없다.

 

부부는 일심동체 젊어서 고생은 돈을 주고 사서라도 한다는데 부부의 웃음소리에 건너 야채집 어멈도 덩달아 웃고 있네.

 

이 기사는 여수상공회의소와 여수언론인협회가 공동으로 기획취재 하여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목적으로 취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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